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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인생을 살고 있었을까: 모델식 꿈과 진짜 나의 삶

by sunsethouse 2025. 5. 28.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한다.

뚜렷한 목표가 없어도, 어딘가를 향해 달리고 있다는 감각은 삶을 버티게 해준다.
하지만 때로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부분의 학창 시절, 우리는 막연히 남들이 그렇게 하니까 그런 줄 알고 달려간다.
‘왜?’라는 인생의 통찰 없이...

하지만 때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달려가는 길이 과연 맞는 것일까?’
그럼에도 이미 들인 시간이 아까워,
“나중에 생각하지 뭐” 하고는 그냥 지나쳐버린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난 후, 다시금 질문이 떠오른다.
“나는 지금, 진짜 나의 꿈을 향해 가고 있는 걸까?”
“그 꿈은 정말 내 안에서 시작된 것일까?”
아니면, 남들이 다 하니까 그냥 따라가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영화를 많이 봤다. 인생의 어떤 시기에는 영화와 책 속 인물이 내 삶의 기준이 되었다.
그들의 멋진 말, 감동적인 장면, 극적인 성공이 내 안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내 이웃의 형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직장에 취직하여 자랑스럽게 다니는 것을 보고는

'나도 얼른 저렇게 취직을 해야지' 생각하곤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이상적인 인물’의 삶이 곧 내가 살아야 할 삶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영화 속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세계적 스타가 되는 장면을 보며, 나도 모르게 그런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실제로는 내가 음악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명 뮤지션’이 되면 멋있을 거란 생각에 빠졌던 시절도 있었다.
그 꿈은 ‘나의 진심’이 아니라 ‘타인의 찬사’나 외부로부터 주입된 꿈이었다.

 

그래서 달렸다.
꿈이라고 믿었던 것을 향해, 때로는 미련하게, 때로는 독하게.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내가 만든 꿈’이라기보다
‘멋져 보이기 위한 꿈’이었고,
‘세상이 박수쳐주는 꿈’이었다.
그 꿈을 좇으며 얻은 성취는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은 항상 비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한참을 달린 후 알게 되었다.


나는 단 한 번도 내 삶에 대해 깊이 통찰해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단지 무언가를 ‘이루는 것’에 집중하느라
‘나는 누구인가’라는 더 중요한 질문은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에 취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그 꿈은 내 안에서 자란 것인가, 아니면 외부에서 덧입혀진 것인가?

아니면 정말로 인간이 추구하여야 하는 꿈인지...

 

어릴 적엔 무엇이든 가능해 보였고, 꿈은 희망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된다.


진짜 꿈은 나를 아프게 하면서도, 나를 성숙하게 만든다는 것.
겉으로만 멋진 꿈은 도달했을 때 허무함을 주지만,
내면에서 자라난 꿈은 과정 속에서도 나를 살게 한다.

 

허상의 꿈은 달리는 동안은 달콤하지만,
도착한 뒤엔 공허하다.
진짜 중요한 건,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조용히, 반복적으로, 깊이 들여다봐야만 들리는 그 소리.

 

나는 이제 질문을 바꾸려 한다.
“무엇이 멋져 보이나?”에서
“나는 어떤 삶에 진짜 숨을 쉴 수 있는가?”로.

그리고 이 질문이야말로,
우리를 모델이 아닌 존재로 살아가게 하는 시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