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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멈추어 통찰 없이 달리는 삶을 돌아보다

by sunsethouse 2025. 6. 2.

우리는 매일같이 분주하게 살아간다. 출근길, 일터, 일과 후의 약속까지—하루를 쉼 없이 달린다.

그런 일상의 어느 날,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본 땅 위에 개미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좁은 통로를 따라 줄을 지어, 일사불란하게 무언가를 나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우리 삶의 축소판 같았다.

큰 몸집과 강한 생식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한 번의 번식 기간 동안 수많은 알을 낳아 번식을 담당하며, 

알을 낳아 군집의 유지를 책임지는 여왕개미,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성공이라는 이름과 닮아 있다.

식량을 찾거나,

 둥지까지 운반하는 역할을 맡으며, 

둥지 내에서 여왕이나 유충을 돌보는 일을 일개미는 
가족을 먹어살리야 애쓰는 샐러리 맨들과 모습을 담고 있다.



아무리 덩치 큰 먹이일지도 

벌때 같이 달려들어 한 순간에 조각 조각 내는 모습이 

집단의 이익을 위해 달려드는 불나방 무리와 닮아 있다.

개미들의 삶은 철저히 집단 중심적이다.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고, 모두가 그 방향으로만 향한다. 

멈추지 않는다. 질문하지 않는다. 

단지 주어진 임무에 따라 묵묵히 일할 뿐이다. 

효율적이지만, 

너무도 무표정한 그 움직임에서 나는 어떤 위화감을 느꼈다. 

멈춘 자리에서 비로소 들리는 소리가 있다.
그동안 지나쳐왔던 자연의 숨결, 내면의 목소리,
그리고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진짜 나’의 질문.

삶은 단순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때로는 멈춤 속에서 더 깊은 길이 열린다.
눈앞의 목표를 향해 무작정 달리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자신이 딛고 있는 땅을 바라볼 때,
비로소 삶의 방향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너무 자주 바쁨을 삶의 증거로 삼아왔다.
그러나 진짜 삶은 속도보다 방향에,
방향보다 더 깊은 ‘의미’에 달려 있다.
생각 없이 달리는 개미의 무리 속에서
나 역시 방향을 잃고 있지는 않았는지,
멈춘 자리에서 나는 조심스레 나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그리고 이 삶은 내가 원하는 것인가?”

그 질문에 솔직하게 답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다시 걷기 시작할 수 있다.
더 이상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
내가 걸어야 할 길을 향해,
조금 느리더라도, 조금 외롭더라도,
의식적인 발걸음으로.

결국 인간은 묻는 존재다.
그리고 스스로의 질문에 정직하게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삶은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가끔은, 용기를 내어 멈춰야 한다.
수없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는 대신, 

그 길 위에서 나만의 속도로 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는 순간,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바람에 실려 오는 풀 냄새,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안에서 조용히 울리는 목소리.

“나는 이 삶에 얼마나 동의하고 있는가?”
“이 바쁨은 정말 나를 위한 것이었는가?”

바쁘게 달리는 삶은 효율적일지 몰라도,
깊이 있는 삶은 언제나 멈춤에서 시작된다.
침묵 속에서 비로소 들리는 나의 진짜 생각들,
정지의 순간에 떠오르는 본질적인 질문들—
그것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특권이다.

개미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삶이 아니라,
느리고 때로는 비효율적일지라도
스스로를 성찰하며 나아가는 삶.
그런 삶이야말로, 어쩌면 진정 인간다운 삶 아닐까?